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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각장애인 점자공보 시·구의원은 의무 없어 미제출? "차별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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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5-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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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물. ©김예지의원실

제21대 대통령선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물. ©김예지의원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7일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시각장애 유권자의 선거정보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시·구의원 점자공보 제출 의무 없어 제출율 '꽝'

이들 센터는 점자형 선거공보 의무대상의 협소한 한정, 책자형 면수 2배 제한, OCR 불가능 PDF 공보의 만연 등을 핵심 문제로 지목하고,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 단서의 즉각 개정을 요구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 단서는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제출 의무를 ▲대통령선거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장선거 등 3종으로 한정하고 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의 준용 규정에 따라 교육감선거가 추가되지만, 시·도의원, 구·시·군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같은 법 제261조 제3항 제3호는 의무 위반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하고 있으나, 임의 대상에 대해서는 강제력이 없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통계는 의무 차등이 곧 제출률 차등으로 직결됨을 보여준다. 의무대상 694명 중 점자공보 제출률은 99.71%로 사실상 완전 이행됐다. 반면 비의무대상인 기초의원 후보의 제출률은 18.61%에 그쳐 10명 중 8명 이상이 점자공보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의무대상 제출률은 2018년 24%에서 2022년 18.61%로 5.39%포인트 후퇴해, 4년 사이 제도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을 서울시 후보자 풀에 적용하면, 서울시장과 25개 자치구청장은 사실상 100% 제출했지만, 서울시의원·자치구의원 후보 약 1000명 중 800명 이상이 점자공보를 미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12월 신설된 '공직선거법' 제65조 제11항은 디지털 파일 저장매체(USB)의 발송 근거를 마련했지만, 후보자의 USB 제출은 여전히 임의 사항이다. 중앙선관위 정책·공약마당에 게시되는 PDF 공보의 다수가 OCR이 불가능한 통이미지 스캔본으로 업로드돼 스크린리더로 읽히지 않는 실태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2026년 4월 정책간담회에서는 "종로구"가 "장로구" 로 잘못 인쇄된 점자공보 오류 사례까지 보고됐다. 

"차별이 4년마다 반복" 공직선거법 개정 등 4대 제도개선 촉구

국가인권위원회는 2026년 1월 30일, 점자공보 면수 제한 폐지, 책자형·점자형 동일 내용 작성 의무화, 선거방송 토론회 한국수어통역사 2명 이상 배치, 모든 투표소 1층 또는 편의시설 갖춘 장소 설치 등을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 그러나 4월 22일 시행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시·도의원·구의원 의무화와 면수 제한 폐지 등 핵심 권고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두 센터는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 의무 대상을 시·도의원·구의원·비례대표까지 확대 ▲책자형·점자형 동일 내용 작성 원칙 도입 및 면수 제한 폐지 ▲정책·공약마당 PDF 업로드 단계에서 OCR 가능 포맷 강제 필터링 ▲2024년 7월 김예지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 파일 저장매체(USB) 제출 의무화 법안 즉시 통과 등 4대 과제를 정부·국회·중앙선관위에 요구했다.

이들은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투표소로 향하는 것은 선거권의 형식적 보장에 불과하다"며 "공정한 선거의 출발은 모든 유권자가 동일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지석봉 실로암IL센터장은 "선거는 하루 만에 끝나지만, 권리구제 절차는 선거가 끝난 뒤에야 시작된다. 그래서 차별이 4년마다 반복되어 왔다"며 "이미 4년을 기다렸다. 오는 6월 3일 선거가 마지막 차별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윤택 우리동작IL센터장도 "자립생활센터는 시각장애 당사자를 매일 만나는 공간이다. 매 선거 직전 '점자공보가 안 왔다'는 전화를 받는 일이 10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4년에 한 번뿐인 권리가 후보자 선의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치구의원은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운 선거인데 정보는 가장 멀다. 정책 거리는 가장 가깝고 정보 거리는 가장 먼 이 모순이 바로 법의 사각지대"라며 "자립생활은 정보의 자립에서 시작된다. 정보가 없는 결정은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 센터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시민사회와 함께 제9회 지방선거 후보자별 점자공보·USB 제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25개 자치구 후보자별 제출 명단을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해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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